No, 17 이름: 행정사안승장 (ansungjang@yahoo.co.kr) 2004/12/1(수)

"시중 음주측정기 너무 믿지마세요"  회사원 박모(34)씨는 얼마전 거래처에서 선물받은 휴대용 음주측정기 때문에 낭패를 봤다. 소주 5잔을 마시고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불어보니 혈중알콜농도 0.04% 이하를 뜻하는 주황색 불이 들어와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용산에서 일산까지 차를 몰고온 박씨는 집 앞에서 경찰 단속에 걸려 혈중알콜농도 0.056%로 100일간 면허가 정지됐다. 연말연시를 맞아 경찰이 음주운전을 집중 단속하는 가운데 믿지 못할 휴대용 음주측정기들이 난무해 주의가 요구된다. 몇년 전부터 출시된 소형 음주측정기들은 담배갑 절반 정도의 크기로 숨을 불어넣으면 혈중알콜농도에 따라 녹색, 주황색, 빨간색 등으로 운전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일부 제품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다. 또 디지털 측정방식을 이용해 혈중알콜농도를 정확한 숫자로 알려주는 10만원 상당의 고가 제품들도 있다. 문제는 상당수 제품이 가격경쟁 탓에 조잡하게 만들어져 측정 오차가 심하고, 중국 등지에서 싸게 만들어져 들어오는 제품도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1만∼3만원 안팎의 이같은 저질 음주측정기를 이용하다가는 오히려 방심하고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서울 강남구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한 경찰은 “최근 경찰 음주측정기에서 경보음이 울리면 자기가 가지고 있던 휴대용 음주측정기를 꺼내 보이며 취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비싼 경찰 음주측정기에 비해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소형 음주측정기를 무조건 믿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2004. 11. 30. (화)  [세계일보/사건]